일반적으로 그 위험을 알기 전에는 전쟁을 두려운 것이라기보다는 매력적인 것으로 상상한다.
열광에 도취되어 질풍처럼 적진에 뛰어드는 동안 누가 총알과 희생자의 수를 세겠는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적도 죽음을 피할 수 있을지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순간 눈을 감고 차가운 죽음을 무릅쓰고 몸을 던진다.
만일 황금 같은 목표인 승리와 명예욕이 갈망하는 맛있는 열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면
이 모든 것이 실현하기 어려운 일인가? 이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며 또 실제보다 어렵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순간들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일화적인 맥박 활동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면 희석되고 부패한 상태로 복용해야 하는 조제약과 같다.
그러나 이러한 순간들은 극히 드물게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초보자를 전장으로 데리고 가보자.
전장에 접근하면 점점 더 분명해지는 천둥 같은 포성과 포탄이 비상하는 소리가 뒤섞여 그의 주의를 끌게 된다.
이어서 포탄이 전후 좌우에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우리는 야전사령관이 참모들과 함께 있는 고지를 향하여 황급히 뛰어간다.
여기서도 때때로 포탄이 가깝께 떨어지고 유탄이 터지면서 생명이 위험하다는 느낌이 초심자의 뇌리를 엄습하게 된다.
갑자기 어떤 전우가 쓰러지고 유탄이 전투애형 내에 떨어지면서 순식간에 동요가 일어난다.
그러면 더 이상 안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함께 모여있지 않다는 느낌을 갖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용감한 병사일지라도 최소한 당황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 편의 연극처럼 눈앞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전투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서 사단장이 있는 곳에 이른다.
그곳에도 포탄이 잇달아 떨어지고 아군의 포성 대문에 혼란이 가중된다.
다시 여단장이 있는 곳으로 가보면 자타가 공인하는 용맹스런 여단장도
언덕과 가옥 또는 수목 뒤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다음의 상황은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는 좀더 확시한 지수이다.
산탄이 지붕과 들판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포탄이 온 사방과 머리 위로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미 활강포탄이 빈번하게 날아가는 소리는 멎었다.
전투중인 부대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
그 부대는 형언할 수 없는 지구력과 함께 수시간 동안 사격전투를 수행하고 있는 보병부대이다.
그곳은 총알이 빗발치는 소리로 꽉 차 있고 그 짧고 예리한 소음은
보병들의 귀, 머리, 영혼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더욱이 부상당한 병사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병사를 보면서 동정심을 갖게 되어 이로 인해 심장의 박동이 빨라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보자가 생각에서와는 달리 자신의 사고가 다른 요인에 의해 지배되고
이성의 빛은 다른 빛에 의해 굴절된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면
다양한 강도의 다층적 위험을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초보자가 이러한 첫인상을 받으면서도 순간적으로 결심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는다면
그는 비범한 인간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습관이 이러한 인상들을 급속히 둔화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보통 반 시간 정도 지나면 주변의 모든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인간이 주변 환경에 구속받지 않고 정신활동에서 자연스런 탄력을 유지하는 것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다.
여기서 평범한 인간의 능력으로는 전쟁에서 정신활동의 자연스런 탄력을 찾기에 부족하며,
이러한 사실은 완수해야 할 책임범위가 클수록 더욱 명백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잇다.
이러한 조건에서도 모든 효과가 책상에서의 평범한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열광적이고 냉정하며 타고난 용기, 강력한 명예욕 또는 위험에 대한 오랜 친숙감 등이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만 한다.
전쟁에서의 위험은 전쟁의 마찰에 속한다.
위험에 대한 올바른 관념은 진리의 인식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금까지 위험에 관해 논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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