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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202103_상군서

수권(修權) - 권세를 닦다

나라가 다스려지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법이요, 둘째는 밎음이요, 셋째는 권력이다.

법이란 군주와 신하가 함께 지키는 것이고 믿음이란 군주와 신하가 함께 세우는 것이며

권력이란 군주만이 홀로 제어하는 것이다.

군주가 권력을 지키는 데 실패하면 위태로워진다. 

군주와 신하가 법을 버리고 사사로움을 채택하면 반드시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법을 세우고 직분을 분명히 하며 사사로움으로 법을 해치지 않으면 다스려진다.

권력을 제어하는 것이 오로지 군주에게서만 결단되면 위세가 생긴다.

백성이 그 보상을 믿으면 일은 성공하고 그 형벌을 믿으면 간사함은 싹트지 못한다.

오직 밝은 군주만이 권력을 사랑하고 믿음을 중히 여겨서 사사로움으로 법을 해치지 않는다.

따라서 윗사람이 은혜로운 말을 많이 하면서도 보상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 아랫사람들은 쓰이지 않는다.

엄격한 명령을 자주 덧붙여도 그 형벌이 미치지 못하면 백성은 죄짓는 것을 가벼이 여긴다.

무릇 보상이라는 것은 문덕으로 사람을 감화하는 것이고 형벌이라는 것은 무력으로 사람을 핍박하는 것이다.

문무라는 것은 법의 요약이다. 그러므로 밝은 군주는 법을 신중히 한다.

밝은 군주는 다른 사람에 의해 가려지지 않기에 밝다고 말하는 것이고 속지 않기에 잘 살핀다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밝은 군주는 보상이 두터우면서 이롭게 하고 형벌이 무거우면서도 반드시 이루어지게 하며

보상을 할 때 가깝지 않고 먼 사람을 빠뜨리지 않고 형벌을 내릴 때 친밀하고 가까운 사람을 사사로이 친해하지 않는다.

그렇기 대문에 신하는 군주를 가지리 못하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속이지 못한다.

 

세상의 나라 다스리는 자들이 빈번히 법을 버리고 사사로운 논의를 채택하는데 이것은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이유다.

옛 선왕은 저울을 통용시키고 한 자와 한 마디의 기준을 세워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를 본받게 했으니

그 구분이 분명해졌다.

대저 저울을 없애고도 경중을 판단하고 한 자와 한 마디의 기준을 폐기하고도 길고 짧음을 헤아리면 비록 잘 살피더라도

장사치들조차 사용하지 않는데 반드시 착오가 없을 수 없어서다. 그러므로 법이란 나라의 저울이다.

대저 법도를 배신하고 사사로운 논의를 채택하는 것은 모두 그런 착오같은 것조차 모르는 것들이다.

법으로도 지혜, 능력, 현명함, 미련함을 논하지 못할 사람은 오직 요임금 뿐이니

세상 사람들이 다 요임금이 되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왕은 법에 의거하지 않고 스스로 논의하고 사사로이 칭찬하는 것을 채택할 수 없을 알기에 법을 세웠고

구분을 분명히 했으며 법도에 들어맞는 자에게는 보상하고 공적인 것을 훼손하는 자는 죽였던 것이다.

보상과 주살의 법이 그 듯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백성도 다투지 않았다.

관직과 작위를 부여하는 것을 그 노고로 하지 않으면 충신도 군주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보상을 행하고 녹봉을 지급하는 것을 마땅히 그 공적으로 하지 않으면 용감한 전사도 쓰이지 못한다.

 

무릇 다른 사람의 신하로 군주를 섬기는 것은 대부분 군주가 좋아하는 바를 위주로 해서 군주를 섬긴다.

군주가 법을 좋아하면 신하는 법으로 군주를 섬기고

군주가 듣기 좋은 말을 좋아하면 신하는 듣기 좋은 말로 군주를 섬긴다.

군주가 법을 좋아하면 단정하고 곧은 선비들이 앞에 있고

군주가 듣기 좋은 말을 좋아하면 비방과 칭찬만을 하는 신하가 군주 옆에 자리 잡는다.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하면 소인은 현명한 사람을 미워하지 못하고 미련한 자는 공로있는 자를 시기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하에 자리한 것은 천하의 이익을 사사로이 하지 않고 천하를 위해 천하를 다스려서다.

현명한 자를 논하고 능력있는 자를 천거해 천하의 자리를 전한 것은 아버지가 아들이 멀어지고

멀었던 순임금과 우임금이 친근해져서가 아니라 다스림과 혼란함의 방법에 밝아서다.

따라서 삼왕이 의로움으로 친밀히 했고 오패가 법으로 제후들을 바로잡은 것은 모두 천하의 이익을 사사로이 하지 않고

천하를 위해 천하를 다스려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임을 제멋대로 하도고 공적이 있었던 것이고 천하 사람들이 그들의 정치를 즐거워했어도

손상시킬 수는 없었던 것이다.

오늘날 어지러운 세상의 군주와 신하들은 득의양양하게 모두 한 나라의 이익을 제멋대로 하고

하나의 관직이 갖는 막중함으로 맡았으면서도 그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니 이것이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이유다.

그러므로 공과 사의 뒤바뀜은 국가 존망의 근본이다.

 

무릇 법도를 폐기하고 사사로운 논의를 좋아하면 간신이 권세를 팔아먹고 뇌물을 요구하며

녹을 받는 관리들은 아랫사람 모르게 숨기면서 백성을 그물질한다.

속담에서 말하길 나무굼뱅이(좀벌레)가 많아지면 나무가 부러지고 틈이 커지면 담장이 무너진다고 햇다.

그래서 대신이 사사로움을 가지고 다투면서 그 백성을 돌아보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떠나간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떠나가는 것은 나라의 틈이 커지는 것이다.

녹을 받는 관리들이 아랫사람 모르게 숨기면서 백성을 그물질하면 이것이야말로 백성의 나무굼뱅이(좀벌레)다.

따라서 나라에 틈이 커지고 나무굼뱅이(좀벨러)가 있는데도 망하지 않는 것은 천하에서 찾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밝은 군주는 법을 채택하고 사사로움을 제거하니 나라에는 틈과 나무굼뱅이(좀벌레)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