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나라 다스리는 방법은 보상을 하나의 기준으로 하고 형벌을 하나의 기준으로 하며
교화를 하나의 기준으로 한다.
보상을 하나의 기준으로 하면 군대는 적수가 없고 형벌을 하나의 기준으로 하면 명령이 행해지며
교화를 하나의 기준으로 하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말을 듣는다.
무릇 보상이 분명하면 비용이 들지 않고 형벌이 분명하면 살육을 하지 않으며
교화가 분명하면 본성이 변질하지 않으니 백성은 자기들이 힘써야 할 일을 알고 나라에는 다른 풍속이 없어진다.
보상이 분명한 것은 오히려 보상이 없는 것에 이르고 형별이 분명한 것은 오히려 형벌이 없는 것에 이르며
교화가 분명하면 오히려 교화가 없는 것에 이른다.
이른바 보상을 하나로 한다는 것은 이익과 녹봉과 관직과 작위가 오로지 군대에서 나오고
다른 시혜가 없다는 것이다. 대개 그렇기 때문에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 존귀한 자와 비천한 자,
용감한 자와 비겁한 자, 현명한 자와 미련한 자 모두 그 마음의 지혜를 다하고 그 온몸의 힘을 다하며
나가고 죽는 것이 윗사람을 위해 쓰인다.
천하의 호걸들과 현명하고 선량한 자들이 군주를 따르는 것이 흐르는 물과 같다.
그러므로 군대는 적수가 없고 명령은 천하에 실행된다.
전차 1만 대를 동원할 수 있는 나라도 감히 그 군대를 들판 한가운데 머물게 하지 않았고
전차 천 대를 동원할 수 있는 나라가 만약 그 성을 방어하려고 한다면 공격해서 장차 그 성을 함락할 것이다.
싸워서 반드시 적의 군대를 뒤엎어 버리고 공격해서 반드시 적의 성을 함락해 그 성을 전부 차지하고
전부 복종하게 만드니 비록 군주가 보상을 많이 할지라도 어찌 비용이 많이 들어 다 써버리는 일이 있겠는가?
옛날에 은나라 탕 임금은 찬모 땅에 봉해졋고 주나라 문왕은 기주 땅에 봉해졌는데 사방 100리였을 뿐이다.
탕왕과 하나라 걸왕이 명조의 들판에서 싸우고 무왕과 은나라 주왕이 목야의 한가운데서 싸워서 9군을 크게 격파하고
마침내 땅을 나누어 제후들을 봉했으며 사졸들은 군영에 자리잡고 있던 자도 향리로 돌아가서 25가의 농민들을 포함한
작은 마을 토지로 받았고 전차를 세워두고 타지 않았으며
말은 화산의 양지바른 남쪽에 풀어놓고 소는 농사짓는 연못가에 풀어놓았으며 늙어 죽을 때까지 거두지 않았으니
이것이 탕왕과 무왕이 내려준 보상이었다.
그러므로 말하길 찬모와 기주의 곡식으로 천하 사람들에게 보상을 했으니 어느 한 사람도 곡식 한 됫박도 얻지 못했고
그 돈으로 천하 사람들에게 보상을 했으니 어느 한사람도 돈 한 푼도 얻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방 100리를 가진 군주도 그 신하들을 제후로 봉했으니 그 엤날 있던 것보다 많이 돌려받았다.
사졸들도 군영에 자리잡고 있던 자들도차 향리로 돌아가 25가의 농민들을 포함한 작은 마을을 토지로 받았고
보상이 더해져 소와 말에게까지 미쳤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천하의 재물을 잘 사용해서 천하 사람들에게 보상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상을 분명히 하는 것은 낭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탕왕과 무왕은 이미 걸왕과 주왕을 격파하고 천하의 피해를 없애서 천하를 크게 안정시켰고
다섯 가지 창고를 만들어 다섯 가지 병기를 저장하고 무력을 쓰는 일을 중지시켰으며 문교를 행했고
방패와 창을 거꾸로 두었으니 신하들이 홀을 관복의 큰 허리띠에 꽂고 음악을 만들어 그 군주의 덕을 펼쳤다.
이때에 이르러 보상과 녹봉이 행해지지 않더라도 백성은 바르고 가지런해졌다.
그러므로 명확한 보상은 오히려 보상이 없는 것에 이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른바 형벌을 하나로 한다는 것은 형벌에는 등급이 없다는 것이다.
공경, 재상, 장군으로부터 대부와 서인에 이르기까지 왕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나라가 금한 것을 거스르고
윗사람이 제정한 것을 어지럽히는 자는 죽을 죄를 지어 사면받지 못한다.
앞서 공적이 있어도 뒤에 실패가 있으면 형벌을 덜어주지 않는다.
앞서 선행을 했어도 뒤에 과실이 있으면 법을 어그러뜨리지 않는다.
충신과 효자라도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그 술수(법)으로 처단한다.
법을 지키고 직분을 지키는 관리임에도 왕의 법을 실행하지 않는 자는 죽을 죄를 지어 사면받지 못하며
형벌은 삼족에 미친다. 주위의 관리가 사정을 알게 되어 윗사람에게 스스로 고발하는 자는 스스로는 죄를 면제받는다.
귀천 없이 그 고발한 자는 그 관리의 관직과 작위, 전답과 녹봉을 세습한다.
그러므로 말하길 형벌을 무겁게 하고 그 되를 연좌하면 백성이 감히 법을 시험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백성이 감히 법을 시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형벌이 없다.
대저 선왕이 금지하려고 찔러 죽이거나 사람의 다리를 절단하거나 사람의 얼굴에 글자를 새기거나 한 것은
백성을 상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간사함을 금지해서 잘못하지 않도록 저지한 것이다.
그러므로 간사함을 금지해 잘못을 저지하는 것은 형벌을 무겁헤 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형벌을 무겁게 해서 반드시 깨닫게 하면 백성은 감히 시험하려들지 못하기 때문에 나라에서 형벌을 받는 백성이 없다.
나라에서 형벌받는 백성이 없기에 명확한 형벌은 살육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진 문공은 형벌을 분명히 해서 백성과 친밀해지려고 했는데 이에 시천궁에 제후와 대부들을 모이게 했다.
전힐이 뒤늦게 도착해 스스로 그 죄를 요청했다.
군주가 힐책하며 말하길 법을 사용하라고 하자 관리들이 마침내 전힐의 척추를 잘라 두루 돌려보였다.
진나라의 선비들은 머리를 조아리고 두려워하며 말하길 전힐이 총애를 받았음에도 척추를 절단해 두루 돌려 보였으니
하물려 우리는 어떻겠는가?라고 했다.
진 문공은 군대를 일으켜 조나라와 위나라의 오록을 정벌하고 정나라 성 위의 낮은 담장을 없애 버렸으며
위나라 사람들이 동쪽의 전답으로 옮겨 길을 진나라 군대에게 양보했고 성복에서 초나라 사람들에게 승리했다.
진나라 삼군의 병사들은 멈추기를 발을 잘린 듯이 했고 행군하기를 흐르는 물과 같이 했다.
진나라 삼준의 병사들은 감히 금지한 것을 거스르는 자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힐의 척추를 자르는 단 한 번의 방법으로 가벼운 죄를 무겁게 처벌하자 진나라가 다스려졌다.
옛날에 주공 단이 관숙을 죽이고 곽숙을 유배보내면서 말하길 금지한 것을 거스른 자들이다 라고 했다.
천하의 무리가 모두 말하길 친형제가 잘못을 저질러도 주공이 법을 어기지 않으니
하물며 소원한 우리에게야 어떻겠는가? 라고 했다.
그래서 천하 사람들이 주나라 조정에서 칼과 톱(형벌)을 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천하는 다스려졌다.
그러므로 명확한 형벌은 오히려 형벌이 없는 것에 이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른바 교화를 하나로 한다는 것은 널리 들어 잘 아는 것, 변설과 지혜로움, 신뢰와 염치, 예의와 음악, 덕을 닦는 일,
무리를 이루어 당파를 결성하는 것, 보증과 평판, 청탁이 부귀함을 가져올 수 없고 형벌의 경중을 평가할 수 없으며
혼자서 자기 입장을 세워 사사로운 논의로 윗사람에게 유세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굳세고 완고한 사람은 흐트러지고 예리한 사람도 꺾인다.
비록 성인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거나 교활하고 망령된 사람이거나 도탑고 소박한 사람이라고 말할지라도
공적이 아니면 윗사람에게 이익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부귀를 얻는 관문은 요컨대 전쟁에 있을 뿐이다.
능숙하게 싸우는 자는 부귀를 얻는 관문을 밟는다. 꽉 막힌 완고한 자는 항상 형벌을 받고 사면받지 못한다.
아버지와 그 형제, 내 형제, 서로 아는 사람, 혼인한 사람, 뜻을 같이하는 동지가 모두 말하기를
힘써 더해야 할 것은 전쟁에 있을 뿐이라고 한다.
대개 그런 이유로 마땅히 장성한 자는 전쟁에 힘쓰고 노약자는 방어에 힘쓰며
죽은 자는 후회하지 않고 산 자는 힘써 권면한다. 이것이 상앙이 말하는바 교화를 하나로 하는 것이다.
백성의 부유하고 귀해지고 싶은 욕망은 모두 관 문짝이 닫히고 난 뒤에야 그친다.
그래서 부귀를 얻는 관문은 반드시 군대에서 나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백성이 전쟁 소식을 들으면 서로가 축하가고, 일할 때나 쉴 때나 마시고 먹을 때나 내내 노래 부르는 것은
전쟁 소식 뿐이다. 이것이 상앙이 말하는 바 명확한 교화는 오히려 교화가 없는 데 이른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앙이 말하는 바 세 가지 가르침이다. 성인만이 만물의 요체를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그 나라 다스리는 방법은 요체를 짚어 만물에 이르게 한다. 따라서 가르침이 적어도 공적이 많은 것이다.
성인이 나라 나스리는 방법은 알기는 쉬워도 실행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은 반드시 공적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지도 았고 평범한 군주도 반드시 공적을 없앨 필요가 없다.
사람을 죽여도 난폭하다고 하지 않고 사람에게 보상을 해 줘도 어질다고 하지 않는 것은 나라의 법이 분명해서다.
성인은 공적으로 관직과 작위를 주기 때문에 현명한 사람은 걱정하지 않는다.
성인은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며 형벌을 사면해 주지도 았는다. 그렇기 때문에 간사함은 일어나지 않는다.
성인이 나라 다스리는 방법은 하나로 하는 것을 자세히 살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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