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에 필요한 정확한 기본 관념을 확립하기 위해
앞의 전쟁의 본질과 목적에 관한 장에서 전쟁의 전체 개념을 개관했고 전쟁과 주변환경 요인의 관계를 논급했다.
우리는 이성이 접하게 되는 다양한 난점들을 통찰했지만 이 난점들에 대한 상세한 고찰은 유보해놓고 있었다.
우리는 적의 타도, 즉 적 전투력의 격멸이 전체 군사 행동의 주요 목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에서 전쟁이 운용하는 유일한 수단은 전투라는 것을 제시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는 올바른 관점을 정립했다고 확신한다.
이어서 전쟁의 고유한 본질과 전쟁사가 제공하는 경험 자료를 토대로 전투 이외의 군사적 행동에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의 가치를 보다 분명하게 제시할 목적으로 개별 상황과 방법을 하나하나 검토했다.
그것을 통해 이와 관련된 불분명하고 애매한 관념을 벗겨내고 군사적 행동의 본래 목표인 적 격멸이
언제나 가장 중요한 명제임을 명백히 밝힐 수 있었다.
지금부터 우리는 전체로 되돌아가서 전쟁과 전역 계획에 관해 논의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이 책의 제1편에서 논의된 기본 관념들과 연관된 사고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이어지는 장에서 전쟁의 문제는 하나의 전제조건으로서 논술될 것이며
본래의 전략, 즉 전략 중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전략이 포함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실이 합류하는 중심점에 비유될 수 있는 핵심 영역을 규명하고자 한다.
여기서 우리는 두려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두려움은 당연하다.
군사적 행동은 한 편으로 극히 단순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위대한 야전사령관들이 단순하고 솔직하게 군사적 행동과 수십만의 병력으로 편성된
둔중한 조직체의 통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읽는다면,
그들이 거대한 전체 전쟁의 행동들을 개인 대 개인의 결투, 즉 양자 대결의 형식으로 개체화했음을 알 수 있다.
이 행동의 동기는 몇몇 단순한 관념 또는 어떤 감정의 자극이었을 뿐이다.
사실상 위대한 야전사령관들은 전쟁이란 주제를 쉽고 안전한 방식, 즉 되는 대로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 편으로 전쟁에서는 많은 관련 요인들을 상호 비교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는 무한한 거리가 존재하고,
관련 요인들이 조합되어 작용하는 무수한 방법들이 존재할 수 있다.
전쟁 이론의 기능은 이 모든 것들을 체계적으로, 즉 명확하고 완전하게 파악하고
각 군사적 행동의 충분한 원인을 추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을 숙고해보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지루한 현학의 상태에 빠지거나
명민한 통찰력을 구비한 위대한 야전사령관을 만나지 못하면
난해한 개념의 암흑 세계를 기어다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론적 노력의 결과가 이 정도라면 오히려 이론을 정립하려고 노력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인간은 이러한 이론을 경멸할 것이고, 이 이론은 곧 잊혀지게 될 것이다.
야전사령관의 명민한 통찰력, 사물을 단순화하여 인식하는 능력, 전제 군사적 행동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능력 등은
탁월한 전쟁지도의 정신이다.
이 정신은 포괄적으로 작용할 때만 사건들을 지배할 수 있고 또 사건들에 의해 압도되지 않는 자유를 구가할 수 있다.
약간의 두려운 마음으로 우리의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우리는 최초에 제시했던 방법을 따르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다.
전쟁이론이 명확한 관점에서 모든 현상들을 밝혀줌으로써 우리는 보다 쉽게 인식할 수 있고,
오류에 의해 생장한 잡초를 솎아내듯이 모든 요인의 관계성을 밝힘으로써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선별해낼 수 있다.
여러 관념들이 자연스럽게 결합하여 원리라고 일컫는 진지의 핵심을 형성하거나 규칙의 전형을 형성하는데
이 문제를 밝히는 것이 이론가의 과업이다.
인간의 통찰력은 기본 관념들 사이의 암흑 속에서 방황하는 정신에 의해 획득되고 축적된다.
통찰력은 이론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이다.
이론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착을 제공하거나 양 옆에 원리라는 울타리를 설치하여
단 하나의 해법만 제시하는 좁은 경로를 표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론은 전쟁의 전체 현상과 현상들의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인간의 정신이 한 차원 높은 영역에 이르도록 자유를 보장해준다.
인간의 정신은 마치 모든 힘이 결집되어 형성된 단 하나의 관념처럼,
즉 사고의 산물이기보다는 오히려 직접적 도전에 대한 응전처럼 진실되고 정당한 것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활동들을 배합하는데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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