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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202409_손자병법

5. 세(勢)

대병력을 지휘하기를 소병력을 지휘하듯 할 수 있는 것은 분수分數,

즉, 부대편성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대병력을 사용해 작전하는 것이 소병력을 사용해 작전하는 것과 같이 할 수 있는 것은 형명形名,

즉, 전투대형과 통제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전군이 적을 맞아 싸우면서 패하지 않는 것은 기정奇正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군대를 투입하는 것이 마치 숫돌을 던져 계란을 깨드리듯 하는 것은 바로 허실虛實을 파악해 이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무릇 전쟁의 수행은 정병正兵으로 적과 대치하고 기병奇兵으로 승리를 얻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병과 함께 기병을 잘 쓰는 것은 그 방법이 천지의 변화처럼 무궁하고 강과 바다처럼 마르지 않는다.

끝나는 것 같으면서도 다시 시작되니 바로 해와 달이 교대로 나타나는 것과 같다.

지나갔는가 하면 다시 돌아오니 바로 춘하추동의 변화와 같다.

 

그것은 소리가 불과 다섯 가지 요소, 즉, 궁宮, 상商, 각角, 치緻, 우羽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요소들이 결합하여 생기는 다양한 소리를 사람이 다 구분하여 들을 수 없는 것과 같다.

색이 불과 다섯 가지 요소, 즉, 청靑, 황黃, 적赤, 흑黑, 백白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생기는 다양한 색을 사람이 다 식별해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맛이 다섯 가지 요소, 즉,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매운맛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요소들이 결합하여 생기는 다양한 맛을 다 구별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싸움의 세라는 것은 기奇와 정正 두 가지 요소에 불과하나 기정의 다양한 변화는 다함이 있을 수 없다.

정이 기를 낳고 기가 정을 낳는 것이 마치 둥근 고리가 끝이 없는 것 같으니 어떻게 끝이 있을 수 있겠는가.

 

거세게 흘러내리는 물이 암석을 떠내려가게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 세勢다.

빠른 매가 내리꽂듯이 날아들어 새의 목을 부수고 날개를 꺾는 것과 같은 것이 절絶, 즉, 절도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용병법은 그 세는 맹렬하고 그 절도는 짧다.

 

세는 노를 잡아당긴 것과 같으며 그 절도는 발가시를 놓는 동작과 같다.

싸움이 적과 어지럽게 섞여 혼란스러운 것 같지만 실은 아군이 혼란에 빠진 것은 아니며,

전투대형이 혼돈스럽게 변하여 원래의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변하여도 적이 아측을 패배시킬 수 없다.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그 외적인 혼란은 실은 다스려진 것에서부터 나온 고의적인 혼란이고,

비겁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외적인 비겁은 실은 용기에서 나온 고의적인 비겁이며,

약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외적인 약함은 실은 강함으로부터 나온 고의적인 약함이기 때문이다.

 

질서와 혼란은 군의 편성에 기인하는 것이고, 용감이나 비겁은 세에 기인하는 것이며,

강함과 약함은 형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을 아측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은 짐짓 아측의 불리한 형을 적에게 보여주니

적이 이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일견 유리하게 보이는 점을 적에게 내어주니 적은 이를 취하게 된다.

이같이 이익되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적을 움직여 미리 준비된 병력으로 기습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이길 수 있는 세를 구하지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람을 선택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세에 맡긴다.

세에 맡긴다 함은 사람들을 싸우게 하되 나무와 돌을 굴리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이다.

나무와 돌의 성질은 안정된 곳에 있으면 정지하고 위태한 곳에 있으면 움직이고 모가 나면 정지하고 둥글면 굴러간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이 장병들을 싸우게 만다는 세는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 되는 급경사의 산에서 굴려 내려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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