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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202409_손자병법

4. 형(形)

예전에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먼저 적으로 하여금 나를 이길 수 없게 만들어놓고

적이 잘못을 범하기를 기다려서 승리를 얻었다.

적이 나를 이길 수 없음은 내가 적에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고,

내가 적에게 승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나에 대해 적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능히 적으로 하여금 승리하지 못하게 할 수는 있지만,

적으로 하여금 내가 반드시 이길수 있도록 대응하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승리의 가능성을 미리 예견할 수는 있지만 승리를 억지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적으로 하여금 승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바로 방어이며, 적에 대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바로 공격이다.

방어를 잘하게 되면 나는 오히려 남음이 있게 되고, 공격을 잘하게 되면 적은 오히려 부족하게 되니,

방어를 잘하는 사람은 방어를 함에 있어서 마치 깊은 땅 속에 숨어 잇는 것과 같이 하고,

공격을 잘하는 사람은 공격을 함에 있어서는 마치 높은 하늘에서 자유자재로 나는 것처럼 한다.

그러므로 능히 자신은 안전하게 보존하면서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승리를 바라봄에 있어 보통 사람들이 통상 말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

격전을 치러 승리를 얻게 되고 뭇사람들이 이를 잘싸웠다라고 말하는 종류의 승리는 실은 최상의 승리가 아니다.

소위 전쟁을 잘한다는 것은 미리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형국을 만들어놓음으로써

승리를 취하되 쉽게 이기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이 승리를 취함에 있어서는

세상 사람들이 볼 때 교묘한 점도 없어 보이고 대단한 용감성에 의해 얻어진 전공도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싸워 승리하는 데 어긋남이 없다.

어긋남이 없다는 것은 반드시 이길 수 있게 미리 조치하는 것이니, 이미 패할 만한 적에 대해서 승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먼저 패하지 않을 조치를 취하고 나서 적의 패할 만한 점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승리하는 군대는 우선 승리의 조건을 다 갖추고서 전쟁을 시작하고,

패배하는 군대는 일단 전쟁을 시작한 연후에 승리를 구한다.

용병을 잘하는 사람은 정치를 잘하여 전국민을 일치하게 만드는 한편, 용병의 법을 완전하게 갖추는 것이니,

이렇게 하면 능히 적을 패배시켜 승리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병법은 다섯 단계를 갖는데, 그것은 도度, 량量, 수數, 칭稱, 승勝이다.

땅이 있으므로 이에 의거해 거리와 광협廣狹을 가늠하고,

그 가늠에 의해 적의 동원 역량을, 그 추산에 의해 동원 가능 전략을 판단하며,

적과 나의 전력을 저울질하여 아측의 강대한 힘을 적의 취약점에 집중해

엄청난 전략의 차이를 만들어 냄으로써 승리를 얻는 덕이다.

 

그러므로 승리하는 군대는 마치 무거은 일鎰의 무게로 가벼운 수銖의 무게를 상대하는 것과 같고,

패배하는 군대는 마치 가벼운 수의 무게로 무거운 일의 무게를 상대하는 것과 같이 한다.

승리하는 사람이 병사들을 싸우게 하는 전쟁 수행법은

마치 천 길의 계곡 위에 막아놓은 물을 터놓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를 형形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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