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장의 주제, 즉 상대적 우위를 추구하는 보편적인 노력에서 다른 하나의 노력이 생겨난다.
이 노력은 적에 대한 기습으로 이 기습 역시 보편적인 요인이다.
기습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작전의 기초가 된다.
왜냐하면 결정적 장소에서의 우위는 기습 없이는 결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습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기습은 심리적 효과의 중요성 때문에 하나의 독립적 원리로 간주되어야 한다.
기습이 성공하려면 적을 혼돈에 빠지게 하고 적의 용기를 꺾어야 한다.
기습의 성과를 어떻게 배증시킬 수 있는가에 관한 크고 작은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
여기서는 공격과 관련된 독특한 기습공격 자체를 논의하지 않고,
계획과 전투력의 배비에 의한 기습 노력에 관해 논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습 방법은 방어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으며 특히 전술적 방어에서는 중대한 요소이다.
작전과 상황의 성격에 따라 기습의 정도는 매우 상이하게 나타나지만 기습은 예외 없이 모든 작전의 기본이다.
이러한 차이는 우선 군, 최고사령관, 정부 등의 특성에서 연원한다.
비밀과 속도는 기습을 낳는 양대 요인이다.
비밀과 속도는 정부와 최고사령관의 강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군의 최대 능률을 전제로 한다.
기습이 유약함과 느슨한 원칙 하에 실시된다면 결코 달성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습 달성에 대한 기대는 보편적이고 필수불가결하다.
기습은 결코 성과 없이 종료되지 않는 데 반해,
그 본질상 탁월한 수준의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거의 드문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전쟁에서 기습을 통해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그릇된 관념이다.
왜냐하면 이 원리는 관념상 매우 매력적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행 과정에 전쟁이라는 전체 기계의 마찰에 의해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기습은 전술적 방책이다. 왜냐하면 전술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보다 짧고 좁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에서의 기습은 전술의 영역에 가까울수록 실행 가능성이 높으며,
정치의 영역에 가까울수록 실행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전쟁 준비에는 수 개월이 소요된다.
중대한 배비 지점에 군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보급창고 및 기지의 설치, 중요한 행군의 조치가 필요한데
이러한 조치는 기동 방향을 조기에 노출시킨다.
따라서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전쟁 또는 전투력의 공격 방향으로 기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에 하루 이틀이 소요되는 작전에서 기습은 보다 쉽게 실행될 수 있다.
적을 은밀히 추월하는 기동을 통해 진지, 특정 지형, 기동로 등을 확보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기습의 실행이 쉬울수록 효과는 감소하며, 반대로 실행이 어려울수록 효과는 증대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관념상 이러한 소슈모 방책에 의한 기습이 때때로 회전의 승리,
중요한 보급기지의 탈취 등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반적으로 이러한 소규모 방책에 의한 기습이 큰 성과를 낳았던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볼 때 기습에는 독특한 어려움이 따른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기습의 영역에서 큰 성공은 지휘관의 활동, 힘, 결심 등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요인들에 의해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큰 성공의 가능성을 부인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단지 기습의 성공과 유리한 조건의 필요성을 연관시키고자 할 뿐이다.
이러한 유리한 조건은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지휘관에 의해서도 조성되기 어렵다.
상위 또는 최고 영역인 전략에서도 몇몇 중요한 기습 사례가 있다.
그러나 1756년의 작센과 1812년의 러시아처럼,
우리가 한 국가의 활동성과 어네지의 결핍 때문에 전쟁 준비가 부실했던 사례와 혼동하지 않는다면
역사 속에서 괄목할 만한 기습의 사례는 거의 발견할 수 없다.
그러면 문제의 핵심으로 되돌아가기로 하자.
오로지 적에게 자신의 법칙을 강요하는 야전사령관만이 기습을 달성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법칙을 강요하기 위해 정확하게 행동해야 한다.
만일 부적절한 방책으로 적을 기습한다면, 긍정적 성과는 고사하고 적의 거센 반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적은 기습을 거의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의 과오를 이용하여 피해를 방지하는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공격은 방어보다 적극적 행동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기습은 분명 방자보다는 공자와 가까운 관게를 맺고 있지만,
추후 알게 되듯이 공자만이 새로운 기습을 독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공자의 기습과 방자의 기습이 서로 조우하는 경우
상대방의 머리에 정통으로 못을 받는 측이 정당화되고 성공을 거둘 것이다.
이상의 내용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논리는 한 가지 간단한 이유 때문에 현실에 정확하게 적용될 수 없다.
즉 기습의 심리적 효과로 이점을 향유하는 측은 최악의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반전시키고
적이 정상적인 결심에 이르지 못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급 지휘관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제대의 지휘관들에게도 적용된다.
왜냐하면 기습의 효과는 개별 지휘관의 역할이 커질 만큼 조직의 결속력을 파괴하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습은 양자 사이에 형성된 일반적 관계에 의존한다.
한 편이 일반적인 정신적 우위를 통해 다른 한 편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능가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는 기습을 보다 성공적으로 이용하여 불리한 상황에서도 좋은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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