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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202102_한비자

해로(解老) - 욕심보다 큰 재앙은 없다

사람에게 욕심이 생기면 생각이 혼란스러워지고, 생각이 혼란스러워지면 욕심이 심해진다.

욕심이 심해지면 사악한 마음이 생기고, 사악한 마음이 생기면 일을 이치에 맞게 처리하지 못해 재앙이 생기며,

일을 이치에 맞게 처리하지 못해 재앙이 생기면 화와 재난이 생길 것이다.

 

화근과 재난은 사악한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며, 사악한 마음은 욕심을 일으키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다.

욕심을 일으키는 사람은 나아가서는 선량한 백성들을 간사하게 만들고, 물러나서는 착한 사람이 화를 만나게 된다.

간사함이 생기면 위로는 약한 군주를 침해하고, 화가 이르면 백성들이 대부분 다치게 된다.

그러므로 결국 욕심을 일으키는 이들은 위로는 약한 군주를 침해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상하게 한다.

 

무릇 위로 약한 군주를 침해하고 아래로 백성들을 상하게 하는 것은 큰 죄이다.

그래서 재앙은 욕심을 내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성인은 오색에 이끌리지 않았으며, 즐거은 음악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현명한 군주는 노리개를 천시하고 음란한 것을 없앴던 것이다.

 

인간에게는 털과 깃이 없기 때문에 옷을 입지 않으면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

위로는 하늘에 속하지 않고 아래로는 땅에 속하지 않으며, 위장을 근본으로 삼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이 때문에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을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근심이다.

그래서 성인은 옷은 추위를 막을 수 있고, 음식은 허기를 달랠 수 있으면 족하기 때문에 근심이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크게는 제후가 되고자 하고, 작게는 천금의 재산을 쌓아두려고 하니 욕심을 부려 얻는 근심은 제거되지 않는다.

죄인이 사면되고 죽을죄를 지은 자가 때때로 살아나기도 하지만,

지금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몸이 다하도록 근심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재앙 중에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큰 것은 없다.

 

그래서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이 심하면 근심하게 되고, 근심하면 질병이 생기게 된다.

질병이 생기면 지혜가 줄고, 지혜가 줄면 분별력을 잃게 되며, 분별력을 잃으면 경거망동하게 되고,

경거망동하면 재앙과 화가 이르게 된다.

재앙과 화가 이르면 질병이 체내에 영겨붙게 되고,

질병이 체내에 엉겨붙으면 고통과 재앙이 밖으로부터 닥쳐오고,

재앙과 고통이 밖으로부터 닥쳐오면 고통이 위와 장 사이에 모이게 된다.

고통이 위와 장 사이에 모이면 사람을 상하게 한다. 사람이 상하면 물러나 스스로 질책한다.

스스로 질책하는 것은 이익을 얻으려는 욕심에서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