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story/202106_전쟁론

4. 전투 - 야간 전투

본질적으로 모든 야간 공격은 일종의 강도 높은 습격에 불과하다.

야간 공격은 일견 매우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방자는 불의의 습격을 당하고 공자는 발생할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얼마나 불공평한 싸움인가!

 

우리는 완전한 혼란에 빠진 방자의 모습과 이익이란 열매를 수확하는데 바쁜 공자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야간 습격의 양상은 대체로 아무 것도 지휘하거나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의 관념일 뿐이며

현실적으로는 드물게 나타난다.

 

이상과 같은 관념은 방자의 방책은 공자의 수색 정찰과 정보 활동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공자는 방자의 방책을 알고 있는 반면 방자는 공자의 방책을 알지 못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후자의 조건은 항상 전제되는 것이 아니며 전자의 조건이 전제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적을 직접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대치하고 있지 않다면

정찰, 순찰, 포로와 간첩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적의 배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항상 불완전하고 결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보는 항상 때늦은 경향이 있으므로 정보 유통 과정에서 적의 진지는 이미 변경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야간 공격시 공자가 방자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은

직접 관찰을 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보완할 만큼 거의, 아니 결코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방자는 방 주인이 자기 방에서는 어둠 속에서도 외부인보다 쉽게 방향을 유지하듯이

방어진지의 주변 지형을 공자보다 정통하게 안다는 작은 이점을 보유한다.

방자는 공자에 비해 전투력의 모든 부분들을 빨리 발견하고 그 부분들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이상에서 보듯이 야간 전투시 공자는 방자만큼 통찰하는 눈을 필요로 하므로

오직 특별한 이유에 의해서만 야간 공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방어하는 부대의 규모가 클수록 공격 작전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강력한 방어부대는 외부의 지원을 받을 때까지

얼마간 후방을 방어할 만큼 자체 지원 수단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적군 자체는 결코 공격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적군은 외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기대할 수 없을지라도

여러 방향으로부터 공격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떄문이다.

특히 오늘날 적의 보편적인 공격 형태에 대해 처음부터 대비하고 있으므로 더욱 그러하다.

 

야간 기습공격 문제를 특별히 고찰해보면 분명히 야간 기습공격을 위한 충분한 동기가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체로 다음의 네 가지 경우로 구분해볼 수 있다.

 

1. 드물지만 적의 특별히 경솔하거나 무모하게 행동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보통 현저한 우위의 정신력으로 극복될 수 있다.

 

2. 적군 내에 공황이 발생하거나 지휘관의 지도 없이도 자발적으로 행동하기에 충분할 만큼

우리 군의 정신적 전투력이 적보다 우세한 경우이다.

 

3. 포위하고 있는 우세한 적군을 돌파해야 할 경우이다.

왜냐하면 이 경우 모든 것은 기습의 성공 여하에 달려 있으며

단순한 포위망의 탈출 의도만으로도 대규모 전투력의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 마지막으로 절망적인 경우이다.

즉 오직 비상한 모험만으로만 성공 가능성이 예상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전투력이 적의 전투력과 현저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이상의 모든 경우도 적군이 우리의 감시 하에 있으며

자신들의 전위에 의해 엄호되지 않고 있다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