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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202108_전략론

대전략(1)

이 책은 대전략이나 전쟁 정책보다는 오히려 전략에 관한 내용이다.

대전략과 같은 광범위한 문제를 적절히 다루다면, 훨씬 많은 분량의 책이 요구될 것이며 별책 또한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전략은 전략을 통제해야 하며,

대전략의 원칙들은 전략 분야에서 통용되고 있는 원칙들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전략에 관한 연구에 의해 얻을 수 있는 깊이 있는 결론을

여기서 다소 포함해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독자들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전쟁의 족먹은 좀 더 나은 평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수행할 때에는 독자가 희망하는 평화 상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책의 계속'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에 관한 정의 속에 자리잡고 있는 진실이며,

따라서 전쟁에 의한 정책의 연속은 전후의 평화 상태로 귀착되어야 한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국가가 국력을 탕진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했을 경우, 그것은 자국의 정책과 미래를 파탄으로 이끄는 것이다.

 

만약 승리 획득에만 전략을 기울이고 전후의 결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면

전후에 닥쳐올 평화 상태에 의해 이익을 얻을 수 없을 만큼 피폐해져버릴 것이며,

그와 동시에 그 평화는 또 다른 전쟁의 시앗을 지는 나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이것은 많은 경험에 의해서 증명되고 있는 교휸이다.

 

연합으로 수행되는 전쟁은 그 위험성이 더욱 심각하다.

그와 같은 경우 너무나 지나치게 완전한 승리를 추구함으로써

불가피하게 정당하고 현명한 평화 정착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미 승자의 탐욕을 억제할 만한 상대의 견제력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연합국측 내부에 있는 이견이나 이해의 충돌을 조정할 수 있는 존재도 없게 된다.

그리하여 이러한 내분이 이제까지 공통 위험에 대항했던 동맹 관계를

다음 전쟁에서는 적대 관계로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한층 더 복잡하고 광범위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쩨까지 연합체제 내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한 마찰은 특히 어떤 조정 능력을 결여하고 잇는 경우에는,

국가 간의 합방에 의해 해결책을 구하려는 기도를 가져오는 한 요인이 되었다는 사례가 유사 이래 많이 있다.

글나 역사는 이러한 합방이 실제로는 연합 내의 한 나라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기 쉽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작은 나라들이 큰 나라에 합병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향이지만

강제적으로 그러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려는 결과, 

때때로 포괄적인 정치적 유대를 확립하기 위한 계획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더구나 이상주의자들에게 있어 유감스러운 것은, 역사의 경험도 '참다운 진보와 그 진보를 가능케 하는 자유'가

통합 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믿음을 대개의 경우 입증하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통합에 의해 사상 통일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것은 새로운 사상의 성장을 마비시킨다는 획일화로 빠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합이 단순히 인위적이거나 강제적인 일체감을 구축했다고 해도, 

그 통합이 가져오는 권태감은 불협화음을 거쳐 마침내는 분열로 끝나게 되었다.

 

활력이라는 것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의견이 서로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보다도 이것을 억압하는 것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인식을 근거로 할 때,

서로의 관용이 존재하고 있는 한, 사고의 다양성은 참다운 진보를 가져온다.

이러한 이유로 세력 균형이 만들어내는 상호 견제야말로 진보를 가능케 하는 최선의 평화를 보증해준다.

그것은 국내 정치나 국제 관계의 분야에서도 같다.

 

국내 정치의 분야를 살펴보면, 영국 정치에서 양당 체제의 경험은 그것이 이론상 어떠한 결점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제까지 시도된 다른 어떤 정부 조직보다도 사실상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할 만큼 장기간 지속되어 왔다.

국제 관계 분야에서 '세력 균형'이라는 것은 그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한 건전한 이론이었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세력 균형은 너무나도 빈번하게 불균형해지면서 전쟁을 촉진했으므로

합방이든 연방이든 어느 쪽인가의 방법에 의해 더욱 안정된 해결책을 찾자는 요구가 차츰 높아졌다.

 

연방제는 더욱 희망적인 것이었다.

왜냐하면 연방제 쪽이 생기에 넘친 협력 원칙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에 반하여 합방은 한쪽의 정치적 이해에 의해 권력의 독점을 부채질한다.

그리고 권력의 독점이라는 것은 액튼 경의 유명한 금언이 단적으로 말하고 있듯이

"모든 권력은 부패하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역사적 진실을 반복하게 한다.

설사 연방제를 채택할 경우라도, 이러한 위험에 대한 면역성은 없으므로

구조적인 통합의 자연적인 효과를 수정하기 위해 필요한 상호 견제와 균형 요소를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역사를 배경으로 대전략을 연구할 때 도출해낼 수 있는 또 하나의 결론은

전략의 일반적 이론을 국가의 근본적인 정책 성격에 대해 적응시키는 것이 실제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략의 목적은 나라마다 본질적인 차이가 있으며,

따라서 '팽창주의 국가'와 '보수주의 국가'가 취하는 절절한 수단 방식은 필연적으로 차이가 있게 된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볼 때, 전 장에서 언급한 순수한 전략 이론은

정복을 주요 관심사로 하는 나라들의 경우에 가장 잘 들어맏는 것이 분명해진다.

따라서 현존 국경선에 만족하고 자국의 안전 보장과

스스로가 현재의 생활을 지키는 것에 주로 관심을 갖는 국민들의 진실된 목적에 부합되게 하기 위해서는 

이 순수 전략 이론에 대해서는 수정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본래 욕구 불만에 빠져 있는 팽창주의 국가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 싸워서 이길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그 나라가 시도하는 바에는 모험적 요소가 더욱 크지 않을 수가 없다.

보수주의적 국가는 침략국에게 그들의 기도가 수지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자각시킴으로써

침략자의 정복 기도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것만으로 자국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다.

보수주의 국가의 승리는 참다운 의미에서 상대편 승리를 위한 도박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사실상 침략 국가는 팽창을 꾀함으로써 야기된 국력의 소모로 다른 적에 대해서 대항할 수 없게 되고,

또 지나친 팽창의 결과로 인한 국내에서의 사태로 자국의 목적을 스스로 파괴시킬지도 모른다.

전쟁중 타국에 대한 공격보다는 스스로의 국력 소진을 멸망한 나라의 수가 더 많았다.

 

이 모든 요인을 고려할 때, 보수주의적 국가의 문제는 현재 상태를 장래에도 유지할 수 있게

국력을 가장 훌륭하게 보존하여 보수주의 국가 본래의 제한된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절한 형태의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순수한 방어를 취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정적인 방어를 뜻하는 것이고,

이러한 순수한 방어는 위험한 연약성을 갖고 잇어 이것에 의지할 수 없다는 점을 역사는 가르친다.

신속한 반격력을 갖는 고도의 기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수세적 공세 방식만이

병력 절약과 억제 효과를 가장 잘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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