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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ies/202104_인간욕망의 법칙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 '권력'

권력 세계를 지배하는 불변의 특성인 이중성은 과거 흉계가 넘치던 궁정 세계의 권력 역학과 매우 흡사하다.

궁정 신하들은 주군을 섬겨야 했지만,

너무 드러나게 비위를 맞추거나 아첨하는 듯 보이면 주변 신하들의 반감을 사곤 했다.

따라서 교묘한 방법으로 주군의 환심을 사야 했다.

궁정은 가장 높은 수준의 교양과 품위를 대표하는 곳이었다.

폭력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거나 너무 공공연한 방법을 동원하면 은근한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

궁정 사람들은 힘을 사용하는 동료를 조용하고도 은밀하게 적대시했다.

이것이 궁정 신하의 딜레마였다.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교묘한 방법으로 상대의 의표를 찌르고 훼방을 놓아야 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궁정 신하와 흡사한 역설에 직면해 있다.

모든 것이 교양 있고 품위 있으며 민주적이고 공정해 보여야 한다.

그러나 만약 너무 엄격하게 그 규칙들에 준거해서 움직이면, 그렇게 멍청하지 않은 주변 사람들에게 짓밟히게 된다.

궁정은 세련된 품위의 정점으로 간주됐지만, 그 아래에서는 탐욕과 질투, 욕정, 증오 등 

어두은 감정들의 가마솥이 부글부글 끓었다.

우리의 세계도 이와 유사하다. 그 어떤 시대보다도 공정성이 가장 발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여전히 궁정 시대와 다를 바 없는 추한 감정들이 우리 내부를 휘젓고 있다.

게임의 규칙은 변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고상한 가치들을 존중하는 듯 보여야 하며, 

동시에 속으로는 빠르게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권력 게임을 벌인다는 발상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사악하고 부도덕한 태도로 여겨질 수 있다.

그들은 권력을 추구하는 태도와 짐짓 거리를 두며,

권력을 비롯해 그와 비슷한 모든 욕망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당신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도 실제로는 권력 게임에 정통한 고수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런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당연히 자기들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묘하게 위장하기 위해서다.

 

물론 완벽한 정직성과 솔직한 태도를 갖추면 권력 게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주요 기법 중 하나가 기만과 비밀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한 정직성을 추구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많은 사람에게 상처와 모욕을 줄 수밖에 없다.

그들 중 일부는 앙갚음을 계획할 것이다. 또한 어느 누구도 당신의 정직하고 솔직한 발언을

완벽하게 객관적이며 전혀 사심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그런 태도는 매우 합리적이다.

정직성을 이용하는 것 역시 권력 전략 가운데 하나로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고상하고 선량하며 이기심 없는 인물이라는 확신을 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권력 게임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순진한 척 가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역시 경계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짐짓 권력에 무관심한 체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도덕적 자질과 경건한 언동, 예민한 정의감 등을 

과시하게 마련인데, 우리는 그런 모습에서 그들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도덕적 우월성이라는 연막으로 자신들의 권력 게임을 가리려는 것뿐이다.

우리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권력을 욕망하며, 또한 우리의 거의 모든 행동은 권력을 얻으려는 목적에

맞춰져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세상이 흉계가 난무하는 거대한 궁정과 같고, 우리가 그 안에 갇혀 있는 것이라면,

권력 게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다.

권력 게임이 불가피하다면, 그것을 거부하거나 서투르게 다루기보다는 게임의 달인이 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사실 권력을 잘 다루면 다룰수록 당신은 더 나은 동료, 더 나은 상사, 더 나은 연인,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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