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첫 직장의 연봉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도 안되는 연봉을 가지고 생활하기 위해
그 와중에도 학자금 대출과 저축을 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2,000도 안되는 연봉으로 1년 동안 약 반절의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물론, 목표금액이 달성되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덕분에 학자금 대출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다.
얼마간 쓰다가 포기할 줄 알았지만, 아직도 꾸준히 쓰고 있다.
하지만, 쓰다보니 계획은 없고,
단순히 기록에 목적을 두고 가계부를 쓰고 있는 걸 깨닫게 되었지만,
그래도 전혀 쓰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며칠 전 적금 만기가 되서 새로 적금통장을 개설하러 갔다.
이번에는 얼마나 적금에 넣을 것인가 고민했다.
적금 금액을 결정하기 위해 통장 잔고와 가계부를 살펴보면서
그 동안 씀씀이가 굉장히 커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통장이 텅장이 되어 있었다.
몇 번의 이직을 경험하면서 계획적인 저축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기 위해 지출이 커졌을 뿐이다.
그 외에도 괴로운 상황을 견디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건
아차 싶을 때 남은 돈의 대부분을 예금으로 묶어버린 것이다.
덕분에 심각할 정도의 낭비는 막을 수 있었지만,
이미 지출된 비용은 상당히 뼈아프다.
예전에는 낮은 연봉에도 일정한 비율로 저축을 해왔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비율이 점점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다시 마음을 잡고 저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정에 이끌려 가입했던 보험도 해지하고,
저축금액과 통장도 재설정하면서,
다시 저축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저축의 목표는 예전 초심의 비율, 혹은 그 이상으로 저축의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