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202409_손자병법

7. 군쟁(軍爭)

파렌군 2024. 9. 5. 13:42

무릇 용병의 방법에 있어 장군이 군주로부터 출정 명령을 받아 군을 편성하고 병력을 동원하며,

군영을 설치하고 진을 편성하여 적과 대치하는 데에 이르기까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적과 경쟁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군쟁의 어려움은 우회하는 것으로 종국에는 직행하는 결과를 만들고,

일견 곤란해 보이는 상황을 바꾸어 종국에는 이로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그러므로 먼 우회로를 택하고 이로움을 보여주어 적을 잘못된 곳에 유인해냄으로써,

적보다 늦게 출발해도 적보다 먼저 유리한 위치에 도달하게 되니,

이것이 즉, 우직지계, 즉 돌아감으로써 오히려 빨리 가는 법을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쟁은 잘하면 이익이 되는 반면 잘못하면 위태롭게 된다.

단순히 적보다 빨리 도달한다는 일념 하에 전 군을 한꺼번에 기동시켜 이로움을 얻기 위해 적과 경쟁하면

기동속도가 느려 미치지 못한다.

 

치중輜重 부대를 뒤에 남겨놓고 지휘권을 예하 전투부대 지휘관에 위임하여

전투병력만을 기동시켜 이로움을 얻기 위해 적과 경쟁하면 치중 부대가 위험에 빠진다. 

 

이렇기 때문에 갑옷을 말아 벗어붙이고 달려가 밤낮으로 휴식도 취하지 않고

2배속의 강행군을 하고 병사들을 독려하여 전 부재가 진출함으로써 백 리에 걸쳐서 적과 이로움을 다투면, 

그 결과 상장군, 중장군, 하장군 세 장군이 적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가볍고 날랜 병사들은 먼저 가고 그렇지 못한 병사들은 뒤에 처지니,

이러한 방법을 쓰면 병력의 10분의 1만이 목적하는 곳에 도달한다.

50리의 거리를 이러한 방법으로 유리함을 얻기 위해 적과 경쟁하면

상장군을 잃고 병력의 절반만이 목적하는 곳에 이를 뿐이다.

30리의 거리를 이러한 방법으로 이로움을 다투면 병력의 3분의 2만이 목적하는 곳에 이른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법으로 기동하면 치중이 따르지 않아 망하고, 양식이 없어 망하고, 비축해둔 물자가 없어서 망한다.

 

그러므로 주변국 군주들의 전략을 알지 못하면 미리 외교적 동맹을 맺어둘 수 없고,

전장에 이르기까지의 삼림, 험한 지형, 늪지 등 지리와 지형을 알지 못하면 군을 기동시킬 수 없고,

길을 인도하는 현지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지리의 이점을 완전히 이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용병은 적을 기만함으로써 성립하고

이로움을 보여주어 적을 움직이고 병력을 집중하기도 하고 분산하기도 하여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병력의 기동은 빠를 때는 바람과 같이 하고, 서서히 움직일 때는 숲의 움직임과 같이 하며,

적을 침략하는 것은 타오르는 불과 같이 하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마치 산과 같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적이 나의 움직임을 알기 어려운 것은 어둠 속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이 하고,

내가 움직일 때는 마치 천둥번개가 치듯이 한다.

적의 지방을 약탈하면 그 주민을 나누고, 적국의 점령지를 확대하여 나오는 이익을 나누어주며,

위세를 보이고 나서 다음 작전지역으로 기동하는 것이다.

 

우선 우직지계를 아는 사람이 승리한다. 이것이 곧 군이 기동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목소리가 서로 들리지 않기 때문에 징과 북을 만들었고, 눈으로 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깃발을 만들었다.

무릇 징, 북, 깃발 등의 통제수단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하나와 같이 만드는 이유이다.

사람들이 모두 한 곳에 주목하여 하나같이 움직이니 용감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전열을 이탈해 혼자 앞서 나아가는 일이 없고, 비겁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전열을 이탈해 혼자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다.

이것이 대부대를 지휘하는 법이다.

야간전투에는 지휘통신의 방법으로 불과 북을 많이 사용하고, 주간전투에는 깃발을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적의 눈과 귀를 혼란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전 군은 적의 기氣를 빼앗아버릴 수 있고 장군은 적장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무릇 아침에 사람이 그러하듯 일어나는 기는 예리하고, 낮에 사람이 그러하듯 시간이 흐르면 그 기는 나태해지고,

저녁에 사람이 그러하듯 저무는 기는 돌아가 쉬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사람은 적의 사기가 왕성할 때는 공격을 피하고, 나태해지고 쉬고 싶어지는 적을 공격한다.

이것이 기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다스려진 것으로 혼란한 것을 치고, 안정된 것으로 적의 소란하고 흥분된 것을 치니

이것은 마음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장에 가까이 있으면서 멀리서 기동해오는 적을 상대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적의 수고로운 것을 상대하며,

충분한 식량보급을 가지고 식량이 부족한 적을 상대하니 이는 힘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통제가 잘 되어 깃발이 정여낳고 진의 위세가 당당한 그러한 적은 공격하지 않으니

이는 바로 변화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용병의 방법은 고지의 적은 거슬러서 공격하지 않고, 언덕을 뒤에 등지고 잇는 적은 거슬러 공격하지 말 것이며,

거짓 패한 척하는 적은 쫓지 말고, 사기가 높고 정예한 적 부대는 공격하지 말 것이며,

미끼로 던지는 적 부대는 잡아먹지 말고, 본국으로 철군하는 적 부대는 가로막지 말 것이며,

포위된 적에 대해서는 반드시 한 곳을 열어놓고, 궁지에 몰린 적은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는다.

이것이 곧 용병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