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202106_전쟁론

3. 전략 - 군사적 행동의 정지

파렌군 2021. 4. 19. 16:37

전쟁을 상호간의 격멸 행동으로 간주한다면 당연히 양자는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매 순간을 기준으로 하면 당연히 한 편은 기다리고 다른 한 편은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양측의 상황이 결코 완전히 동일하거나 동일하게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념에 따르면 군사적 행동의 정지는 엄밀히 말해서 군사적 행동의 본성과 모순된다.

왜냐하면 적대적 요소인 양측의 전투력은 불과 물의 관계처럼 서로 끊임 없이 격멸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사적 행동은 마치 태엽이 감긴 시계처럼 끊임없는 운동 상태로 진행된다.

그러나 전쟁의 본성은 잔혹하며 일체의 인간적 약점들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인간은 위험을 두려워함과 동시에 추구하고 조성하기도 한다. 우리는 전쟁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모순을 잘 알고 있다.

 

전쟁의 격렬한 분위기 속에서 평범한 이성은 매우 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이성이 연속적으로 작용되도록 보다 강력하고 반복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단순히 무장의 목적에 대한 관념만으로는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기에 충분치 못하다.

만일 전쟁에서 물 속의 고기처럼 자기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진취적 지휘관이 진두지휘를 하지 않거나

중대한 책임을 맡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의 정치는 일상사가 될 것이고 전진은 예외가 될 것이다.

따라서 큰 위험에 대처하는 지혜와 불안감은 전쟁술의 중심에서 효력을 발휘함으로써

전쟁의 원시적 격렬성을 제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여 전쟁을 어중간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때때로 전쟁은 무장한 중립 상태 또는 협상을 위한 위협적 태세에 불과하거나

동맹국으로서 가능한 한 적은 노력을 투입해서 이행하려는 불편한 의무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 지도에는 지혜가 존재한다.

그렇다. 다른 분야보다 전쟁 지도 분야에서는 지혜의 활용이 더욱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대규모 전투력과 뜨거운 열정이 결여될 경우 명민한 지혜는 더욱 활동하기 쉽다.

그러나 대규모 전투력을 지도하는 것은 폭풍과 파도 속에서 항해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으며

그 자체가 고도의 정신활동이 아닌가?

 

전형적인 검술과 같은 과거의 전쟁 지도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 지도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지 않는가?

이 검술은 적이 더 이상 유리할 수 없는 조건, 즉 적이 침묵하는 조건에서만 수행될 수 있다.

우리는 적이 이러한 조건을 얼마나 오래 충족시킬 것인가를 알고 있는가?

어설픈 정치와 그 정치에 종속된 전쟁술에 의존하는 정부가 오직 자신들의 힘 외에는 다른 어떤 법칙도 모르는 적인

거친 자연의 힘과 같은 적과 대항하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 상황에서 우리의 활동과 노력이 결핍된다면 이것은 천칭에서 적측의 무게를 실어주는 것처럼

적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그 경우 검술의 자세를 레슬링의 자세로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며,

적은 약한 타격만으로도 우리를 충분히 타도할 것이다.

 

이상에서 열거한 모든 원인들로부터, 한 전역의 군사적 행동은 연속적인 운동 상태로 진행되지 않고

간헐적으로 진행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개별 유혈 행동 사이에는 양측 모두가 방어 상태에 있는 관측활동 기간이 발생하며

어느 한 편의 상위 목적이 공격의 원칙을 적용케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전진하는 태세가 유지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