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解老) - 도를 터득한 군주는 적이 없다
도를 터득한 군주는 밖으로는 이웃하는 상대 나라에 원한을 맺지 않고, 안으로는 백성들에게 덕과 은혜를 펼친다.
밖으로 이웃하는 상대 나라에 원한을 맺지 않는다는 것은 제후들을 예의로써 대우한다는 뜻이고,
안으로 백성들에게 덕과 은혜를 편다는 것은 백성들을 근본으로써 다스린다는 것이다.
제후들을 예의로써 대우하면 전쟁이 일어나는 일이 드물고,
백성들을 근본으로써 다르시면 음란함과 사치가 그칠 것이다.
무릇 말이 중요하게 사용되는 까닭은 군수물자를 사용하는 일이 드물고 안으로는 사치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지금 도를 체득한 군수물자를 사용하는 일이 드물고 안으로는 사치품을 금하므로,
군주는 전투에서 말을 부려 질주할 일이 없고 백성들은 말을 이용해 멀리 사치품을 운송할 필요가 없으니,
농업에만 힘을 쏟으면 된다.
농업에 힘을 쏟으면 반드시 거름을 주고 논밭에 물을 대는 일을 할 것이다.
군주가 도를 가지고 다스리지 않아면 안으로는 백성들에게 포학하게 대하고, 밖으로는 이웃 나라를 침략한다.
안으로 포학하면 백성들의 생산은 끊어지게 되고, 밖으로 이웃 나라를 침략하면 전쟁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전쟁이 자주 일어나면 병사들이 모두 죽게 된다.
가축이 줄어들면 군마가 부족하게 되고, 군사들이 모두 죽으면 군대가 위태롭게 된다.
군마가 부족하면 어미 말이 나와야 하고, 군대가 위태롭게 되면 측근의 신하들도 차출되어야 한다.
말이란 중요한 군수품이며, 근교는 국경에서 가까운 곳을 말한다.
지금 군대에 공급하는 인력과 군마는 어미 말과 측근의 신하들이다.
천하에 도가 없으면 전쟁용 말이 국경 가까운 곳에서 새끼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