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전쟁(2)
게릴라전과 전복전의 발전은 핵무기의 위력 확대, 특히 1954년의 열핵 수소 폭탄의 출현,
그리고 동시에 미국 정부가 모든 종류의 침공에 대한 억제력으로서
'대량 보복' 정책 및 전략을 채택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더욱 확대되었다.
그 무렵, 미국의 닉슨 부통령은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우리는 새로운 원칙을 채택했다.
전 세계에 설쳐 공산측이 소규모 전쟁으로 우리 쪽을 물어뜯어 죽음에 이르게 하도록 방치하기보다는,
우리는 오히려 장차 대규모 기동 보복력에 의존할 것이다."
게릴라전을 억제하기 위해서 핵무기 사용 위협을 운운하는 것은
큰 쇠망치를 휘둘러 모기떼를 쫓으려 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한 정책은 의미 없는 것이며,
당연한 결과인 대항 수단으로 핵무기가 사용될 수 없는 침식에 의한 침략 형태를 조장하고 자극하게 되었다.
그와 같은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 않았으나,
'뉴 룩'이라 불리는 정책을 채택하고 '대량 보복'을 결심한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그 보좌관들은
그 점을 간파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과는 명백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가장 간단한 방법은 미국 행정부가 채택한 결론이나 결정에 대한 비판으로서
당시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쓴 것을 여기에서 짧게 돌이켜보는 것이다.
우리들이 명확하게 해두지 않으면 안 될 가장 긴급하고 또한 근본적인 문제는
소위 '뉴 룩'이라는 군사 정책 및 전략의 몫이다.
이 사활적인 문제는 수소 폭탄의 출현과 굳게 연계되어 있다.
수소 폭탄이 전면전의 발생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만큼 광범위한 국지 도발에 의한 제한전의 가능성은 증대한다.
적은 각종 다양한 기술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것은 대항 수단으로서 수소 폭탄이나 원폭의 사용을 주저하게 하면서도
소정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기도된 것이다.
그 침략은 한정적인 템포, 즉, 점진적 침식 과정으로 수행될지 모른다.
그것은 깊이에서는 한정되면서도 빠른 템포로 수행될 수도 있다.
즉, 조금씩 재빨리 몇 번이고 물어뜯을 것이고 평화 교섭의 제안으로 신속하게 연결될 수도 있다.
그 침략은 밀도 면에서 한정될지도 모르고
또는 감지하기 어려운 증기처럼 미세한 분자에 의한 다수의 침투 행동이 될지도 모른다.
요컨대, 수폭의 개발은 공산측의 침략에 대한 우리의 저항력을 약화시켰다.
이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결과다.
이 위협을 봉쇄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종전보다도 더욱 재래식 무기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결론은 우리가 재래식 방식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이 사태는 새로운 방식의 개발을 위한 자극이 되어야 한다.
우리들은 새로운 전략 시대에 진입했다.
이 새로운 시대는 지난 시대의 혁명적 현상이었던
항공, 원자력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던 세상과는 다른 것이다.
우리의 적대 세력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전략은
우세한 항공력을 회피하는 동시에 그것을 무력화한다는 두 가지 구상에 고무되어 있다.
역설적으로 우리가 폭격 무기의 '대량 효과'를 개발하면 할수록
적의 새로운 게릴라 방식 전략의 발전을 더욱 협조하는 격이 된 것이다.
우리의 전략은 이러한 개념을 명확히 이해한 가운데 수립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의 군사 정책은 재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전망은 그렇게 어두은 것이 아니며, 우리는 그와 비슷한 성격의 대응 전략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과 그 합의를 인식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으나
1961년 케네디 행정부의 등장으로 그 진전이 빨라졌다.
5월 신임 대통력은 의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나는 국방장관에게 우리 연합국들과의 협력 속에서 비핵 전쟁, 준군사 작전, 비재래식 전쟁, 제한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존 전력의 오리엔테이션을 급속히 또 대폭적으로 실시하도록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맥나마라 국방장관은 미국이 '대 게릴라 부대'의 규모를 150% 증강하며
미 행정부는 공산 정권에 맞서 작전하는 외국 게릴라 부대에 대한 원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리 아는 것이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라는 속담은
지금까지 알려져온 정규전보다도 게릴라전이나 전복전 쪽에 더욱 잘 들어맞는다.
게릴라전이나 전복 활동에 대한 준비의 기초는 그와 같은 전투의 이론이나 역사적 경험을 이해하는 동시에,
전투가 현재 발전하고 있거나 또는 장차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잘 이해하는 것이다.
게릴라전은 항상 역동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기세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적인 휴식 기간은 정규전보다 게릴라전에서 더 해롭다.
정적인 휴식 기간은 적이 그 점령 지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허용하고, 적 부대에 휴식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게릴라 부대에 합류하거나, 또는 지원하려는 현지 주민들의 동기에 찬물을 쏟아 붓는 경향으로 빠지게 한다.
게릴라 행동에서 정적인 방어는 전혀 소용 없으며 잠복병의 설치와 같은 일시적인 경우를 빼고는
고정 방어도 게릴라전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게릴라 행동은 전략적으로는 전투를 회피하도록 노력하고, 전술적으로도 손해를 입을 위험성이 있을 경우에는
어떠한 교전도 회피하는 식으로 정상적인 전투 방법을 뒤엎는다.
그 까닭은 잠복의 경우와는 달리, 전투에서는 게릴라 부대의 지도자나 대원 중 가장 우수한 자들이
부대의 전 병력에 비해 불균형하게 많은 사상자를 내기 쉽고,
그 결과 부대 활동 전체가 타격을 받거나 사기가 저하되어 전의를 상실하게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치고 빠지기'라는 말이 더 적당하고 알기 쉬울 것이다.
소규모의 타격이나 위협을 자주 가하는 것이
가끔 주요 타격을 가하는 것보다 적에 대해서 더욱 많은 혼란, 방해 및 사기 저하의 누적 효과를 가져오며
동시에 현지 주민들에게 더욱 광범위한 심리적 인상을 심어주는 훌륭한 효과를 얻을 수 잇다.
이와 같은 전투는 형태는 보이지 않지만 도처에 적이 있게끔 보이는 것은 성공의 기본적인 비결이다.
또한 '건드리고 도망치는' 방식은 적을 우리 잠복 병력 쪽으로 유도하는
공세적 목적을 달성하는 최선의 방책이 되는 수가 많다.
게릴라전은 또한 정통적인 전쟁 원칙의 하나인 '집중'의 원칙을 역이용하여
우리 쪽에는 유리하게, 적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도록 한다.
게릴라 부대에게 '분산'이란 것은 생존이나 성공의 불가결한 요건이다.
게릴라 부대는 결코 목표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따라서 미세한 입자의 형태로만 작전을 한다.
그러나 방어가 허술한 적 목표를 격파하기 위해서는
'집중'의 원칙을 '병력의 유동성'의 원칙으로 바꾸어 놓지 않으면 안 된다.
정규군 부대에서도 그것이 핵무기의 폭격이라는 위험 아래 놓여 있을 때에는
마찬가지로 '병력의 유동성' 원칙을 수정해서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분산'의 원칙은 게릴라의 도전을 받는 측에더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모기처럼 기민하여 잡기 어려운 게릴라 부대에 대해서는 정규군의 집중은 아무런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게릴라 활동을 억제하는 방법은
가능한 최대 지역에 대해 정교하고도 긴밀하게 짜여진 망을 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 망이 넓으면 넓을수록 게릴라 구축 운동은 그 효과가 커질 것이다.
게릴라전에서 병력 대 공간의 비율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것은 로렌스의 아라비아 반란에 관한 수학적 게산 속에도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터키군이 아라비아 게릴라를 계속 저지하려면, 4평방마일마다 견고하게 방비된 주둔지를 하나씩 필요로 했을 것이며,
그 주둔지 마가 병력은 20명 이하가 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 방법으로는 터키군이 지배하려고 하던 지역에 대해서 60만의 병력이 필요했을 것이지만,
그들이 가진 것은 겨우 10만에 불과했다.
공간과 병력 비율을 아는 것만으로 우리 쪽의 성공은 종이와 연필에 의해서 증명되었다."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는 이러한 계산은 그래도 보편적 진리를 포함하고 있다.
공간과 병력의 비율은 기본적인 요소지만
교전 국가의 형태, 교전 쌍방의 상대적 기동력 및 상대적 정신력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게릴라에게 가장 유리한 지역은 험준한 산림 지대다.
육상 기계화 부대나 항공기의 개발에 의해서 사막 지역은 게릴라 활동에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혼재하지만
대체로 게릴라 작전에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전복전에서는 좋은 기반이 된다.
비록 험준한 삼림 지대가 그 성격상 게릴라 부대의 안전과 기습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가장 적합하지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한 지대는 보급을 위한 교통이 불편할 뿐 아니라, 중요한 목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중요 목표는 적 점령군에 저항하여 게릴라에 협력하도록 설득되어야 할 현지 주민이다.
게릴라 활동이 안전을 제일로 할 경우 곧 소멸하고 만다.
게릴라 전략은 항상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적의 과도한 확장을 더욱 유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리를 포함한 지맂거인 요소와 공간 대 병력 비율로 나타내는 상황은 심리-정치적인 요소와 상황에서 분리될 수 없다.
게릴라 활동의 성공 가능성과 그 진전은 싸움이 일어나는 지역의 주민의 태도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즉 게릴라 활동의 성공 여부는 게릴라의 소재를 숨기는데 지원하는 한편,
게릴라에게 정보나 보급품을 제공하고 점령군에 대해서는 정보 제공을 차단함으로써
게릴라 호라동에 기꺼이 협조하려는 의사의 유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관건은 게릴라가 적의 배치나 이동에 관해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입수하는 동시에
유리한 위치에서 싸우면서 적은 무지의 상태에 계속 놓여 있게 하는 것에 잇다.
게릴라 활동은 우리측의 안전과 적에 대한 기습을 위해서 주로 야간에 실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심리적 측면은 더욱 더 필요하다.
필요한 세부 정보와 신속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정도는
게릴라가 얼마나 현지 주민의 원조를 획득할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게릴라전은 소수의 인원으로 수행되지만, 많은 인원의 지원에 의존하는 것이다.
게릴라전은 그 자체가 가장 독립적인 행동 양식이지만,
대중의 공감에 의해서 집단적으로 지원되었을 경우에만 효과적으로 작전하여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게릴라전은 민족 독립을 위한 저항이나 혹은 욕망에 호소하고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만족한 현지 주민에게 호소할 때,
즉 넓은 뜻에서 혁명적 존재가 되었을 때 가장 효과가 큰 경향이 있다.